사주



어제 일간지에 나온 일일 사주를 보니
2012년 1월 27일. 82년생 - 먹을 복이 생길듯.

아 물론 먹을 복이 생겨서 회를 잔뜩 먹긴 했는데
탈이 나서 밤새 화장실을 들락날락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일간지 오늘자 일일 사주를 보니
2012년 1월 28일. 82년생 - 사고방식이 바뀔 수 있음

맞네
당분간 회 먹을 음식은 사고 범위에서 제외시키려 하는 중인데

다들 귀신같이 맞히는구먼



by 최낙준 | 2012/01/29 00:47 | NJ | 트랙백 | 덧글(0)

호주



8개월만에 호주 출장을 왔다


#1

우어어 진짜 덥고 공기 좋다


#2

일이 생각보다 일찍 잘 마무리 되었다
싸돌아 다니다보니 어느새 시내 지리에 익숙해졌다
길가는 관광객이 나에게 길을 물어봐서 능숙하게 대답해주고나니
뭔가 되게 뿌듯하고 으쓱하게 된다 허세남이 되었다


#3

해외 업무 담당자로서 내공을 키우기 위해
일부러 일주일째 한국음식 안먹고 버티는 중이다
할만하긴 한데 길거리에 한국음식점이 안보이면 더 할만하겠다
호텔 근처 '서울식품' 쇼윈도에 있는 신라면이 갈등을 일으킨다


#4

가벼운 점심 거리를 사서 오페라 하우스 앞에 앉아
잔뜩 폼 잡고 먹으려는데
냄새 맡은 갈매기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빵 조각을 던져주자 가장 큰 놈이 다른 친구들을 쫒아내며 혼자 먹는다
그런 녀석이 얄미워서 일부러 약한 갈매기들에게만 주려고
화려한 손목 스냅으로 이리저리 훼이크 쓰며 열심히 빵을 던져주다보니
막상 내가 먹을게 없어서 콜라로 배를 채우고 말았다
얄미운 녀석, 고얀 놈


#5

지금 밤 11시가 다 되어가고 배는 고프고
한국가게 말고는 문 열은 곳이 없을텐데
이를 어쩔꼬!




by 최낙준 | 2011/12/01 20:44 | NJ | 트랙백 | 덧글(0)

산울림 해탈



분명 같은 음악인데

밤에 들을 때와 아침에 들을 때

또 피곤할 때와 펄펄 날을 때

그 느낌이 판이하다

 

어젯밤과 오늘 아침 반복해서 들었던 산울림 음악도

정말 같은 음악이긴 한가

싶을 정도로 그 차이가 상당했는데,

, 물론 어제 들었을 때에도 아주 좋았지만

아침에 듣는 그 느낌이 훨씬 강렬했다고나 할까

 

이토록 선명하게 느껴지는 감상을 항상 유지하려면

일단 머리가 항상 아침처럼 맑아야 할 것 같다.

 

마침 생각나는 지난 주말,

의도치 않게 만 하루 끼니를 걸렀는데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정신이 맑아지는 경험을 했다.

다음날에는 그 느낌이 아쉬워 일부러 굶고 버티기까지.

 

이래서 인도의 고행자들이 다들 피골이 상접했구먼

그럼 나도 목적은 다르지만, 확 굶어버려?

굶다보면 또 모르지

머리가 맑아지고 맑아지다가
어쩌다 보니 모든 것을 깨우치고 확 그냥 해탈해버릴지도
잡생각 그만
퇴근하자



by 최낙준 | 2011/11/02 18:31 | NJ | 트랙백 | 덧글(0)

유연성


6살 무렵, 어느 날 밤 책을 보다 그대로 잠이 들었다
다리를 펴고 앉아 허리를 앞으로 숙인 채 상체만 엎드려 잠들었는데
신기하게도 다음날 그 자세 그대로 눈이 떠졌다

우리 가족은 아무도 내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말도 안된다며
어떻게 그 자세로 밤새 깨지 않을 수 있냐며
억울했지만 달리 설명할 방법도 없었다

그땐 내가 그렇게 말도 안되게 유연했다
지금은 다리 펴고 앉아 발가락이라도 잡으려 하면
오만 상을 다 쓰며 끙끙대야 발끝을 간신히 툭툭 건드린다

그땐 비단 신체만 유연한게 아니다
10년 전 적은 글만 봐도
정말 이 글이 내 머리에서 나왔나 싶을 정도로
상상력이 펄떡펄떡 뛰고 사고가 유연하다

몸이 굳는거야 조물주께서 정해주신거니 어쩔수 없다지만
그 분께서 정신 굳는것 까지는 관여를 안하실거라 믿고
멘탈 스트레칭을 좀 해줘야겠구나



by 최낙준 | 2011/10/23 22:06 | NJ | 트랙백 | 덧글(0)

맨발로 흙을 밟자



퇴근길 엘리베이터를 타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9층 사무실 하루 10시간
7층 우리집 하루 10시간 머문다 치면
24시간 중 20시간을 공중에 떠서 지내는 꼴 아닌가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데,
동물의 발은 흙과 바위를 뛰어다니도록 만들어졌는데,
집도, 일터도, 심지어 거리 마저도
우리는 왜 자연과 흙으로부터 우리의 몸을 회색 시멘트로 꽁꽁 싸매는가



by 최낙준 | 2011/10/12 09:50 | NJ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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